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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Vespa Life

베스파 LX125 구동계 튜닝-질리오니 멀티바

오늘 베스파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워낙에 유명한

베스파 게러지를 찾았습니다.

국내에 거의 유일하다 싶은 올드와 최신모델을 아우르는 베스파의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 바로 베스파 게러지.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게러지 위치를 알려드리자면.

 

 

 

여깁니다.ㅋ

약도가 알아 보기 힘들다구요?

어쩔 수 없어요.

게러지 까페에 게러지에서 올려둔 약도니까요.

전 장소를 지도에서 찾아보고 어디다 싶으면 걍 가니까 ... 뭐 가면 그 자리에 있습니다.

 

고대쪽에서 신설동, 대광고 쪽으로 내려오셔도 되구요,

동대문에서 신설동쪽으로 가셔서 고대쪽으로 조금만 올라가셔도 됩니다.

 

 

여튼 오늘이 쉬는 날이라 오늘 가겠노라고 예약 아닌 예약을 해둔상태에서 장마철로 접어들어 내심 걱정이었는데요.

베스파를 사면서 나 자신과 꼭 지키기로 한 약속이 출퇴근 때문에 밤에는 바이크를 타더라도

절대 비올땐 타지 말자 거든요.

 

마침 딱 수요일에 비가 안오는 정도가 아니라 폭염이...ㅋ

 

 

참 왜 게러지에 가는지 말을 안했군요.

 

이거 때문입니다.

 

요즘 게러지에서 꾸준히 밀고있는 질리오니(Zelioni) 튜닝파츠.

사실 저는 모든 전자, 기계 제품의 순정상태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아주 고루한 사고를 가진 인간이라

다들 나만의 베스파를 위한 이런저런 튜닝을 할 때도 절대 순정을 고집합니다만은...

 

 

지난번 제자리 꿍 사건 이후로 좀 생각을 한게 있어서 말이죠.

꿍~! 사건 이후에 첨엔 아 내가 안좋은 상태에서 바이크를 타서 실수했구나 라고만 여겼었는데.

자동차 블로그로 유명한 마른모 블로그의 바이크 담당 필진인 피바다님의 포스팅을 보다가 앗~ 이거군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 포스팅이 뭐냐 하면.... 요기 클릭.

 

음 포스팅의 요지는 유럽 태생의 스쿠터는 일제나 국산과 그 특성이 다르다.

틀린게 아니라 다른거다.... 그러므로 이상한게 아니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여튼 마른모 블로그가 꽤나 친BMW 성향의 블로그인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거고...

결론은 베스파나 BMW 빅스쿠터들이 초반에 반응성이 느리고 버벅대는건 설계 사상에 따른 다름이지 틀린게 아니다 라는...

뭐 저도 BMW를 좋아하고 앞으로 메뉴얼 바이크로 입문하게 된다면 아마 BMW로 가게 될 것 같긴 한데요...

사람에 따라서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으나 어찌보면 비엠이나 베스파에 약간의 실드를 쳐주는 내용이었죠.

그래도 포스팅의 내용이 틀렸다고 보진 않습니다.

 

포스팅에 나와 있듯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고 몸이 적응할것이냐,

"난 그래도 불편해~" 하고 바이크를 손 볼 것이냐는 본인의 판단에 달린 문제인거죠.

 

여튼 저도 베스파를 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공감을 했죠.

그리고 "아 내가 그 때 넘어진게 저런 것도 영향이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스파는 확실히 저속에서 반응성이 느려요.

LX125로 어마어마한 토크에 의한 가속력을 느끼기는 힘들지만,

뭐랄까 어느정도 스로틀을 당겨도 엔진만 "바아아아...앙"하면서 돌아갈 뿐 튀어나가질 않아요.

그러다가 어느 한계점을 딱 넘으면 확~ 앞으로 나가죠.

 

처음 출고해서 받아올 때 이거 적응하기가 쉽진 않았어요.

난 조금만 감고 천천히 가고싶은데 확 가다가 브레이크 잡아야하고 그랬거든요.ㅋ

뭐 지금은 적응해서 큰 문제가 없긴 하지만.

 

여튼 넘어졌던 날도 기억을 되살려보면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언덕 커브길에서 나는 일정한 속력으로 올라 가고싶은데 그게 잘 안됐던거예요.

언덕에 진입해서 올라갈 때 초반에는 반응이 없다가 확 올라가면서 속력이 너무 빨라지고 그래서 조금 풀어버리니 금방 그자리에 확 멈춰버린거죠. 

 

그래서 이거 때문이었군... 하는 생각을 하던 차에

네이버 베스파 게러지 카페에서 질리오니 멀티바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바로 이 녀석입니다.

오늘 실물 사진을 찍을 새도 없이 사장님이 장착해버리셔서 게러지에서 퍼왔습니다.

멀티바 장착했으니 이정도는 봐주시겠죠 뭐.ㅋㅋㅋ

 

장착하신 분들의 후기를 보면 초반 덜덜거림 없어지고 토크와 최고속까지도 증가했단 평이 많더군요.

일단 남의 말을 무조건 믿고 지르기 보다는 혼자서 이론적인 내용을 정리해야 지름의 타당성이 생기므로

사진과 자료를 바탕으로 고민을 좀 해봤습니다.

 

 

 

 

일단 스쿠터의 변속방식인 CVT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더군요.

 

앞서 말한 마른모 블로그의 포스팅에도 어느 정도 설명이 있었지만 이 그림이 보다 알기 쉽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림에서 왼쪽 자주색 원이 멀티바가 들어가는 부분입니다.(정확한 명칭을 뭐라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오른쪽 흰 원은 뒷 바퀴의 기어와 연결된 축이 되겠지요.

 

기본적인 원리는 엔진의 회전수가 증가하면

좌측의 무브볼이 원심력에 의해 바깥으로 밀려나면서 벨트가 물려있는 풀리의 축 반지름을 증가시키게 되고

뒤쪽은 그에 맞춰 스프링을 누르면서 클러치를 미트시키고 축 반지름을 줄여나가는 원리지요.

 

 

제가 멀티바에 대해 고민해보고 내린 결론은,

결국 순정과 멀티바의 다른점은

 '부품 자체의 무게와 무브볼의 무게 및 이동성이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였습니다.

 

제가 혼자서 내린 결론이고 실제 측정해보지 않은 내용이라 잘못된 내용일 수도 있으나.... 뭐 대략 맞지않을까 싶습니다.

즉 순정의 경우에 무브볼이 좀 무겁거나 움직임이 뻑뻑할 것이고 부품 자체의 질량도 커서 엔진이 어느 정도 회전수가 올라가도 무브볼이 쉽게 밖으로 이동을 잘 안한다는는거지요.

그래서 이 무브볼을 움직이려면 보다 많은 회전수가 필요한것이고 또 질량이 크다보니 관성도 커서

무브볼이 움직일 정도의 회전을 주면 또 너무 급하게 확 움직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속에서 반응성이 늦고 울컥거림이 나타났겠지요.

대신 초반부터 회전수를 확~ 올려주면 튀어나가는 느낌은 더 날지도 모르겠어요.

초반에 한박자 쉬는 타이밍까지 포함하니 이걸 가속력 증가라고 하긴 힘들겁니다.

(이걸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재미라고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시내 주행에서 이건 어느정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향도 분명 있고,

내 경우엔 비슷한 이유로(물론 내 미숙함이 더 크지만) 제자리 꿍도 했으니

만약 멀티바로 바꾸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이건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멀티바의 사진으로 추측컨데 멀티바는 부품 자체의 무게는 순정보다 낮을 것이고

무브볼의 무게가 조금 가볍고 잘 움직이도록 만들어진 물건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면 예상되는 이점은 엔진에 연결된 질량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니 출력 손실이 적을 것이고

무브볼이 민감하게 움직여주면 스로틀에 대한 바이크의 움직임도 민감해 질것이고

따라서 저속에서의 베스파 특유의 덜덜거림과 한박자 느린 반응성은 당연히 개선이 되겠지요.

아주 미약하게나마 출력의 손실도 줄일 수 있을 것 같구 말이죠.

 

대신 다른 사람들 후기에서 최고속도 향상되었다고 그러던데,

내가 보기엔 적어도 CVT의 원리에서 멀티바만 교체해서는 최고속이 올라가는 방법은

순정품이 무브볼의 움직임 범위를 제한하지 않은 한 축 회전수의 증가밖에 없는데,

멀티바가 순정보다 얼마나 가벼울지 몰라도 그 질량 차이로 축 회전수의 차이가 눈에 띄게 날까 하는 점은 좀 의문이었습니다.

즉 최고속의 증가는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신 무브볼이 가벼워지면 예상되는 현상은 무브볼의 관성도 작아질 것이므로

오히려 풀 스로틀시 너무 가벼운 느낌이 들어 묵직한 맛(lx에 그런 맛이 있긴한가? ㅡㅡ)이 좀 약해질지도 모르고

스로틀을 풀 때 저 RPM에서 예전보다 갑자기 무브볼의 리턴이 빨라질것이고,

그건 곧 감속시 특정 RPM이하가 되면 엔진 브레이크가 예전보다 더 빨리 강하게 먹힐 수 있다는걸 의미하겠죠.

 

여튼 이정도로 내용정리를 하고 나니 내겐 저속에서 보다 편한 조작성이 필요하단 판단이 섰고

일단 한번 장착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단 용두동까지 가야하니 주유를 하고 ...

지난번 1100km에서 주유후 출퇴근 세번에 동네 조금 돌았는데 주행거리는 정확하게 120km군요.

 

 

 

오늘 베스파가 먹은 기름은 3.67리터

약 32.7km/l 입니다.

뭐 극악 연비라고 불렸던 베스파가 이정도라면 만족스럽죠.

혹시 멀티바 장착하고 나면 연비도 좀 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다이노상의 출력도 올랐다는 걸 보면 오히려 좀 떨어질지도. ^^ㅋ

 

 

막히는 서울 도심을 뚫고 도착하자마자 장착을 시작했습니다.

 

게러지 사장님이 직접 작업해 주시는군요.ㅋ

 

음...  왠지 대형병원 최고 의술 권위자가 집도하는 수술의 느낌이랄까.ㅋ

 

 

 

 

출고하고 이쪽은 처음 뜯어보는데 음....

사진으로 본거랑 똑같네.ㅋ

 

 

 

 사장님 시간만 많으면(물론 내가 지불할 돈도.ㅋ)  여기저기 아구가 맞지 않는

베트남산 베스파의 외장을 다시 싹 탈거 후 재조립해달라 하고싶지만.ㅋ

 

 

 

 아래 박스에 장착될 질리오니 멀티바가 보입니다.

 

 

 

이건 탈거한 순정부품.

뚜껑을 열어보면 안에 무브볼이 들어있어요.

제가 예상했던게 맞는지 비교해서 만져보고 싶었으나 사장님이 작업하는데 방해될까봐 걍 조용히 있었어요.ㅋ

장착 후 몸으로 느껴보는 수 밖에.,,,

 

 

다시 한번 순정과 비교를 해보면.

좌측이 멀티바인데 가만보면 검은 무브볼을 둘러싼 뚜껑이 순정보다 경량으로 디자인 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당연히 그 아래 본체도 그렇고.

 

앙해를 구하고 무브볼도 직접 좀 비교해 볼껄... ㅜㅜ

 

 

 

 

헬멧 고를때 나름 나를 골치아프게 만들었던 이탈리아 번호판 가드 ㅋㅋㅋ

머드 플랩도 아주 더럽군요.

좀 닦아줘야겠지만.... 장마철이란거.ㅋ

 

 

 

 헐.. 완전히 다 뜯겨나간.ㄷㄷㄷ

 

 

 

뭐 먼지가 안들어가는 부분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아직은 새 차라 그런건지 깨끗~~~

 

 

 

 작업하는 동안 매장의 많은 베스파들을 잠시 둘러보고.

 

 

 

 저기도 많은 베스파...

사실 밖엔 더 많았는데 ㅋ

 

여튼 베스파 유지보수로는 여기가 잴 유명하니까.^^

 

 

 

출고 후 300키로에 제꿍 한 기념으로 오일 한번 갈아주고,

오늘 약 1200에서 또 오일을 갈았습니다.

홍대점에서 천키로 타고 오일갈아줄 때 필터도 갈아주라던데

게러지 사장님이 뭐 상태 나쁘지 않으니 다음에 필터랑 같이 교환하라 하셔서 알겠다고 했습니다.ㅋ

 

 

자 그럼 마무리로 장착 후 소감이 있어야겠죠?

 

일단 조금 더 RPM이 빨리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예상대로 좀 가볍게 돌아간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그런지 소음은 조금 커졌습니다.

사람들이 바로 토크가 증가한게 느껴진다고 하는 부분에 이게 심리적으로 조금 영향을 준게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 기대했던 연비 부분은 오히려 좀 더 고 RPM을 쓰는 듯 하여 소폭 후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회전 수가 높아진게 확실하다면 오늘은 못느껴봤지만 최고속도 약간은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네요.

 

저속에서 동력 전달이 좀 더 세밀하게 이뤄집니다.

즉 역시나 예상대로 스로틀에 민감하게 반응해 움직여줍니다.

그래서 이게 진짜 토크가 좋아진건지 아니면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 딜레이 없이 가속이 되니 그렇게 느끼는건지는 조금 더 타봐야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찌됐건 초반에 좀 더 잘 치고 나가는 느낌은 납니다.

처음엔 약간 어색한 느낌이었지만 확실히 스로틀에 민감하게 반응해주니 시내 주행에서는 편하네요.

확실히 방~방~ 거리는 느낌은 조금 줄었구요.ㅋ

 

오늘은 한 30키로 정도 타본거라 조금 더 타보고 확실한 결론을 내려야겠지요? ^^